사료가격 내린지 고작 3개월인데..."또 인하하라니"
사료가격 내린지 고작 3개월인데..."또 인하하라니"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3.25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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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사료공장, 전방위 가격 인하 요구에 "불안정한 환율 고려 않아" 난색

정부ㆍ업계 거듭된 사료가격 인하 압박에 ‘사료가격심의위’ 구성 제안
지난 3월 21일 천안축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장' 업무협의회 전경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올해 들어 배합사료의 주원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료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수입 원료 시황의 변동가능성과 불안정한 환율 추이 등으로 당장의 가격 인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장업무협의회(회장 김호상ㆍ광주축협조합장)는 지난 3월 21일 천안축협에서 협의회를 열어 배합사료 수입원료 및 환율 시황과 전망을 보고받고 최근 관련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날 나수민 농협사료 외자구매부장이 보고한 '24년 상반기 주원료의 평균 가격은 옥수수의 경우 톤당 252불로 전년 대비 18%, 소맥의 경우 272불로 전년대비 13%, 대두박은 500불로 전년대비 6% 하락하는 등 주요 원료곡의 평균 하락률은 12% 수준이다.

반면, 지난 연말 미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 한 뒤 12월 28일 기준 1288원까지 하락한 환율은 올해 들어 각종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1340원을 넘나드는 불안한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원료곡 하락률 지난연말 가격 인하에 ‘선제적 반영’

배합사료 주요 원료 곡의 가격 하락을 둘러싸고 최근 정부를 비롯한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의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장들은 지난해 3차례에 달하는 선제적 가격 인하와 불안정한 환율 동향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더이상의 가격 인하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더욱이 지난 연말 농협사료를 비롯한 축협 가공조합들의 kg당 평균 28원이 넘는 가격인하는 올 상반기 주요 곡물가격 하락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라는 게 농협사료와 사료가공조합들의 설명이다.

이날 사료가공조합장들은 내달 총선을 앞두고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도매시장 한우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 경영 안정의 일환을 배경으로 하는 사료가격 인하 요구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축협 진경만 조합장은 "가격 인하를 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당연히 내리는 게 마땅하지만 하루사이에 환율이 16~18원을 오르락 내리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다수의 요구라 해서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라며 "총선을 앞두고 각종 물가안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사료가격 안정이 중요하겠지만 사료가격을 '코앞에 진상'처럼 결정할 일은 더욱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사료가공조합의 경영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격 인하 압박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는 만큼 배합사료가격조정심의위원회 구성을 현실화해 사료가격 인하와 인상을 검토‧논의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영세 부천축협 조합장은 "사료가공조합을 갖고 있는 것이 마치 죄인인 것처럼 현실을 도외시한 채 정무적 판단으로 외부로부터 수시로 가격 인하 요구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은 가공조합들에게 심각한 경영 압박이 되고 있다"면서 "배합사료가공조합협의회내에 사료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배합사료가격조정심의위원회 등 심의기구를 구성해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사료가격안정기금' 설치 적극 검토를

도매시장 한우고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을 사료가격 인하로 분산 하고자는 배경도 적지 않은 만큼 사료가격안정기금 설치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한 농가 경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호상 협의회장(광주축협 조합장)은 "1111개 회원 농·축협 조합에서 16개 사료가공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1095개 구매 조합이 사료가격 인하를 당연시하고 있다. 최근 한우 도매시장 가격 하락은 사료가격 인하 요구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운용하고 있는 사료가격안정기금의 제도 도입을 검토해 현실화 하는 등 농가경영 안정 장치 마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료가격안정기금과 관련해 최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제도 도입과 관련해 T/F등을 구성,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경제지주 사료자재부에 따르면 일본의 사료안정기금 운용과 정부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비료가격안정지원 사업 등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사료안정기금의 농협 자체 도입 방안과 축산업계 전체 도입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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