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뒤집기]‘쌀값’ 하락 막다가 ‘마늘 값’ 폭락 불러
[뉴스뒤집기]‘쌀값’ 하락 막다가 ‘마늘 값’ 폭락 불러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06.25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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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마늘 ‘수급불안정’ 야기
농식품부 타작물 수급대책 마련 없이 논 줄이기에만 몰두
전형적인 ‘탁상행정’…농업인 피해만 더욱 키워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밭작물의 자급률 향상을 위해 올해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생산조정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작된 작물의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5만ha)와 올해 벼 재배면적 5만 5000ha를 감축하고 있는데,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 신청면적은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로 쌀전업농을 비롯한 많은 농가에서 참여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농업인(충남 지역 심각)들이 쌀을 대신해 대체작물로 마늘을 많이 선택하면서 올해 마늘 생산량이 과잉돼 산지 마늘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17% 늘어났고 날씨 양호에 따른 작황 호조로 마늘 생산량은 최대 36만5000톤에 이를 것으로 보여 평년 생산량보다 6만 톤 이상이 과잉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10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난지 햇마늘 1㎏ 가격은 2826원으로 전년 동기 3981원보다 35.1%나 내려 농업인들이 많은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의 부작용은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 지난 2011년 시행된 ‘논 소득 기반 다양화 사업’에서도 벼 대신 심어진 주요 작물의 가격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논 소득 기반 다양화 사업 후 전작 작물 수급상황을 보면 콩은 면적이 9%로 늘어 생산량이 22.8%가 늘어 가격이 21.1% 떨어졌다.

노지 배추의 경우도 20.1% 면적 증가에 23.3% 정도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34% 정도 떨어졌으며, 노지 대파와 노지 감자의 경우도 비슷한 현상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한 농업계 관계자는 “벼 생산을 안정시키는 것은 벼 재배 농가뿐 아니라 타작물 재배 농가의 경영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간과한 것은 타작물 수급을 염려치 않고 무작정 추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벼 재배면적의 5%만 다른 작물로 이동하게 되면 당연히 전작된 작물의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기본”이라고 지적하며, “실제로 2011년에도 이와 비슷한 논 소득 기반 다양화 사업을 추진 후 전작 작물들의 수급상황이 변하면서 가격 폭락 현상을 겪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정부가 아무런 방책도 마련치 않고 무책임하게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충남의 쌀전업농도 “올해 논에 마늘을 대신 심었는데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한숨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식품부가 쌀값 하락을 막겠다고 생산조정제를 실시했으면 이에 대비한 타작물 수급대책 등을 마련해야 하는데 하나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늘가격이 폭락하니까 지금에서야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울화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정부의 현실을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으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농업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알고도 무작정 추진만 한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에 농민들의 한숨만 더욱 늘고 있다.

한편 당정은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마늘 가격 및 수급안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