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겨 먹으면…빨리자고 잘잔다
쌀겨 먹으면…빨리자고 잘잔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5.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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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꾸벅꾸벅 조는 일도 줄어
조승목 박사팀, 작용기전 구명 성공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으로 공식 인정
미강주정추출물의 임상시험 주요 결과(출처=한국식품연구원)
미강주정추출물의 임상시험 주요 결과(출처=한국식품연구원)

쌀의 부산물인 쌀겨(미강)가 수면의 질을 높여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쌀겨를 섭취할 경우 빨리 자고 깊게 잠든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인정해 미강주정추출물을 건강기능식품으로 공식 인정했다.

한국식품연구원 조승목 박사팀은 4월 30일, 쌀겨 추출물에서 수면 증진 효과와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구명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강추출물을 쥐에 투여한 결과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sleep)을 증가시키고 입면시간(sleep latency)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렘수면은 깊은 수면을 의미하고 입면시간은 사람이 잠에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쌀겨 섭취로 카페인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박사는 “미강주정추출물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밸러리안(valerian) 소재 보다 그 효과가 뛰어나고, 수면제에서 나타타는 델타파(수면의 깊이)의 감소 없이 수면을 증진시켜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쌀겨의 수면 증진효과는 쌀에만 함유돼 있는 감마-오리자놀(gamma-oryzanol)을 비롯한 파이토스테롤(phytosterol) 성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성분들이 각성에 관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억제해 수면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에서도 효능이 입증됐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미강주정추출물을 2주간 매일 1g을 복용하게 한 후,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실시한 것.

임상시험을 주도한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미강주정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에서 수면효율(sleep efficiency), 입면시간, 총수면시간, 2단계 수면(stage 2 NREM sleep) 및 델타파와 같은 지표들에서 위약대조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효과로 주간졸림 증상까지 유의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식품연 관계자는 "쌀의 부산물인 미강을 고부가가치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이번 연구 성공으로 식약처의 개별인정 획득은 의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증진 미강주정추출물에 대한 특허가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에서도 등록된 상태로 글로벌 소재로의 가치 또한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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