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패턴 바뀌었나... 한우 정육·부산물 재고 크게 늘어
소비패턴 바뀌었나... 한우 정육·부산물 재고 크게 늘어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10.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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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뒷다리살 냉동물량 업체당 2~3백톤 달해
전문가들 “암소뼈 시장서 격리하고 정육 소비 촉진 머리 맞대야”

뼈 부산물도 1천톤 육박업체 수두룩...가격에 영향 우려

안심과 등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에 편중된 소비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정육 재고가 업계가 부담할 수 있는 이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은 서울의 한 한우 판매장 모습).
안심과 등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에 편중된 소비현상이 심화하면서 최근 정육 재고가 업계가 부담할 수 있는 이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은 서울의 한 한우 판매장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한우의 뼈 부산물과 정육 부위의 체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물과 정육의 재고 물량은 업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향후 한우가격의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소비 촉진 등 재고 소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지난 10월 10일 축산물처리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제3차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에서 유광준 마장축산물시장 한우협동조합장은 "최근 한우 부산물과 정육 부위의 소비 감소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재고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유 조합장에 따르면 한우 잡뼈와 사골 등 뼈 부산물의 경우 마장동 육가공 업체 가운데 1천톤이 넘는 재고물량을 보유한 업체들이 다수인 가운데 앞 다리살과 뒷다리살 등 정육부위 역시 업체당 평균 2~3백톤의 재고물량은 일반적인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유 조합장은 “정육부위는 소비 부진으로 나날이 재고가 쌓여가는 반면 안심, 등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만 잘 팔리다 보니 유통업계의 현실과 맞지 않게 도매시장 한우가격만 상승하는 등 시장 왜곡 현상만 나타나고 있다”면서 “당장에 로스부위가 딸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지육을)매입하고는 있지만 부산물과 정육의 재고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다다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 회의 모습 전경.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 회의 모습 전경.

◆쌓여가는 정육부위...왜?

잡뼈와 사골, 꼬리, 도가니 등 한우의 뼈 부산물 체화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인 가구 비율의 급격한 증가 등 인구구조가 갈수록 핵가족화 되는 데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 맞벌이 가구도 늘어나면서 ‘집안에서 뼈를 고아먹는’ 것은 옛말이 된 상황이다.

여기에 학교급식에 전용으로 공급되는 양지 부위를 제외한 정육 부위까지 소비 부진이 겹쳐지면서 한우 육가공업계의 어려움과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육 부위의 재고가 늘어나는 것 역시 최근 달라진 소비패턴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이나 탕을 끓여 먹고 선호하는 장년층과 달리 젊은층의 경우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탕국에 대한 선호도 크지 않기 때문. 정육 부위를 얇게 저며 갖은 양념에 재운 불고기도 젊은이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50~60대 장년층이 불고기에 대해 비교적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젊은 층은 불고기보다는 스테이크나 야외에서 즐겨먹는 바비큐 혹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고기 소비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우 육가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여름부터 더욱 심각해진 정육부위의 체화 현상은 단순한 계절적인 영향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국이나 탕에 대한 소비기피, 불고기와 같은 양념육에 대한 낮은 소비 선호 현상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상당부분 군 급식에 정육 물량이 군 장병 감소로 인해 공급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정육 부위 재고가 쌓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음성공판장 내에 적체 되어 있는 한우우족
 축산물공판장에 보관중인 한우 우족

 

◆부위별 소비 불균형.. 해법은 없나

안‧등‧채(안심‧등심‧채끝)에 지나치게 편중된 한우고기 소비 패턴은 육가공업계 입장으로서는 뼈 부산물과 정육 부위 재고를 장기간 끌고 갈 수밖에 없어 보관비 부담 등 자금회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한우매입량을 줄이는 등의 악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더욱이 어떤 식으로든 경영난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이용 부위에 더 많은 금액의 가중치를 두는 ‘등가조정’ 등의 카드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어 결국에는 소비자 가격 상승과 전 부위에 걸친 소비 위축 이로 인한 한우 도매 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우 유통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한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뼈 부산물의 경우 산차가 많은 암소를 중심으로 ‘렌더링’처리 하는 등 시장에서 일부 물량을 격리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대두되어 왔었다.

암소 뼈의 경우 골화과정의 진행으로 뼈의 품질이 낮아 클레임의 원인이 되는 상황에서 성별이나 이력제 표기에서도 제외되고 있어 부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부터다.

북한과의 급진적인 화해무드 형성으로 한우협회는 올해 뼈 부산물의 대북 지원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바 있지만 이마저도 결국 불발되면서 암소를 중심으로 한 뼈 부산물 의 시장격리에 더욱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불고기와 국거리 등의 정육은 획기적인 가격인하로 재고물량을 덜어내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육가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여름 부터 30%이상 파격할인으로 정육 할인판매를 시도한 결과 전보다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창고비 부담보다 오히려 적극적인 출구모색이 필요한 때”라면서 “정부와 자조금의 할인판매와 프로모션 등을 정육 부위에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소비 패턴에 맞는 요리 개발 등이 뒷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