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부산물 유통 '가격안전성' 그리고 '공정함'에 대하여
[기자의 시각] 부산물 유통 '가격안전성' 그리고 '공정함'에 대하여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01.2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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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부산물 거래 방식 불확실성 커... 새로운 거래방식 모색할 때
페이퍼 부산물 유통업체 수수료 장사 축산분야 적폐 중 적폐
소 부산물 거래방식, 공정성·안정성 담보 위해 전면 개편 필요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축산물 유통에 대해 흔히 복잡한 유통구조가 문제라고 말한다.

단계를 축소하면 가격을 줄일 수 있고 그 혜택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 귀속될 수 있어 단계를 축소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농가가 생산한 가축을 소비자들에게 축산물로 공급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과 수반되는 작업들이 있고 이 과정들은 매우 투명하다.

다만, 부산물 유통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내장과 같은 부산물은 도축장 반출이후에도 몇 번의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데다 쉽게 상하는 특성, 여기에 일반 소매점에서의 유통은 이뤄지지 않고 전문 식당에서만 취급‧판매되고 있어 어떤 신선 식품보다도 수집과 분산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즐겨 찾는 마니아층이 있지만 특유의 냄새나 혐오적인 부분도 있어 부산물 유통은 축산물 유통에서 가장 낮은 부분을 구성한다.

'도마'에 오른 부산물 가격 결정 구조

최근 소의 내장 부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해 생산농가와 유통업계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이 하락하면 어느 한 쪽은 손해를, 어느 한쪽은 이익을 보아야 마땅하지만 2018~19년 지나치게 상승한 부산물 가격 영향으로 중소규모 곱창집들이 대거 문을 닫거나 대형 프렌차이즈 전문점의 경우 구매선을 대부분 외국산으로 변경하면서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는 요지부동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물에서 얻어지는 수입이 1년 만에 반 토막 나면서 부산물 유통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장에 한우협회는 부산물 가격 결정 체계를 문제 삼고 나왔다.

현재 30% 미만 수준의 내장 입찰 방식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이참에 도축장내 부산물 가공‧처리 방식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협은 농가들의 요구를 수용해 음성공판장의 경우 현재 27% 수준의 입찰물량을 37%까지 늘리고, 향후 입찰 물량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입찰 참가자격을 완화하고, 지방 공판장에 수도권 상인들의 입찰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하겠다고 했다.

경쟁입찰 방식 확대... 과연 해답일까

부산물 가격 정상화를 위해선 가격결정 방식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입찰 비율을 확대하거나 100% 경쟁 입찰이 해답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소 내장 부산물을 구매하고 있는 외국인들. 부산물 상인들에 따르면 흑인 외국인들의 부산물 선호가 매우 높아 직접 시장을 찾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소 내장 부산물을 구매하고 있는 외국인들.
부산물 상인들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부산물 선호가 매우 높아 직접 시장을 찾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입찰 방식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가격산정 방식이며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어 비싼 가격에 거래될 여지는 크지만 수급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가격이 등락하는 문제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 입찰 방식은 높은 가격대 형성의 장점도 있지만 가격 폭락이라는 양날의 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지난 1년의 과정을 통해 업계는 생생히 경험했다.

외국산이 잠식한 부산물 소비 시장을 되찾기 위해선 국내산 부산물의 가격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게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목소리임을 감안하면, 가격 변동 요인을 제어해 안정적인 가격으로 수요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업계가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이같은 부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부산물 가격 결정 시스템을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정가‧수의매매 방식은 경매사의 중재에 따라 출하자와 구매자가 가격, 물량 등을 협의해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 추세에 따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특히 경쟁입찰에선 구매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달리, 정가매매의 경우 출하자가 판매 예정 가격을 먼저 제시하기 때문에 출하자가 가격 결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게 되고, 가격을 미리 정하고 거래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

과거 도매시장은 상장경매를 의무화하면서 다른 거래 방식을 용인하지 않았다.

경매가 공정한 가격 산정체계이기는 하지만 당일의 수급상황과 반입량에 따라 가격이 크게 등락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부작용과 지적에 따라 2013년부터 정가매매와 수의매매를 허용하게 됐다.

이전까지 정가매매와 수의매매는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허용해왔는데 2013년부터는 도매시장 내 공식적인 거래 방법으로 허용한 것이다.

불합리한 수의계약 대상 '손질' 나서야

소 부산물(내장) 가격 폭락 사태에서 촉발된 부산물 유통에서 또 하나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문제가 있다.

입찰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의계약부문의 대상 선정이다.

그동안 농협 축산물공판장은 부산물 유통과 전혀 연관이 없는 이권단체들의 압력에 못 이겨 수 십여 년간 이어온 관행이라는 이유로 이들 단체와 수의계약 거래를 맺어왔다.

이들 단체들에게 할당된 물량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부산물 유통과 전혀 연관이 없는 고엽제전우회, 장애인단체, 베트남참전전우회, 특수임무수행자회와 같은 페이퍼 유통업체들이 부산물의 일정량을 할당 받아 일명 '딱지거래'라 불리는 수수료 장사의 거래관행은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부산물 유통에 참여하는 경로상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이다.

사회적 배려대상자와 보훈 단체는 국가에서 별도의 예산과 정책으로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부산물유통에서 얻어지는 일부 이익으로 이들을 배려한다거나, 단체의 운영 자금을 돕는다는 명분역시 공감을 얻기 어렵다.

부산물 수의계약방식에서 공정함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다.

농협의 4대 축산물공판장 중 한 곳은 부산물 수의계약에서 농협의 자회사인 농협유통이 모두 독차지 하고 있다.

농협유통은 수의계약으로 얻어진 부산물을 직접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과정에서 세척비 명목의 비용을 받아 이를 다시 여러단체에 배분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

우족과 사골, 잡뼈 등을 제외하면 농협유통 역시 부산물 유통과는 연관이 없음에도 수 십 여 년 간 주요 길목에서 거래세를 걷으며 전형적인 페이퍼 유통업체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낡은 관행을 혁파하고 새로운 틀을 짜는 과정에선 그동안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조직과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한 힘의 경쟁 때문에 상당한 진통과 고통이 뒷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정함, 올바른 것을 대한 추구하는 '페어플레이'가 사회적 화두인 지금, 부산물 유통도 예외 일 수 없다.

대대대적인 수술과 혁신을 통해 적어도 상식에 기반 한 거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전술한 것 처럼 부산물유통은 축산물 거래에 있어 가장 하부유통구조에 속한다.

그러나 특정업체와의 리베이트거래, 불투명한 수의계약 방식 등 시대착오적 거래 방식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부산물 유통의 혁신도 안정적인 가격 형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가격의 안전성 그리고 유통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부산물 유통을 바로잡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