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상병과 가지검은마름병, 쉬쉬하다 커졌다
[기자수첩]화상병과 가지검은마름병, 쉬쉬하다 커졌다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7.12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중부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과수 화상병이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화상병은 과수농가에게는 구제역과 같은 병이다. 구제역과 똑같이 감염된 과수뿐만 아니라 반경 100m 이내의 나무는 뿌리채 뽑아서 태워서 매몰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상병이 처음 발병된 것은 2015년이지만 화상병과 비슷한 가지검은마름병은 1995년에 춘천에서 발생했다. 당시 흑갈색 반점이 생기고 잎과 줄기가 시커멓게 괴사하는 등 증상이 화상병과 유사해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97년 병원세균의 배양적, 혈청학적 및 유전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화상병의 병원세균과 속이 같은 신종 세균에 의한 것으로 발표됐고 병명도 가지검은마름병으로 불리웠다.

가지검은마름병은 배와 사과 농가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단어였다. 화상병과 마찬가지로 가지검은마름병이 발병하면 수출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들 사이에서 쉬쉬하던 병이었다.

하지만 가지검은마름병은 일부 연구논문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2007년과 2010년을 제외한 매년 가지검은마름병 발생했다.

이렇게 발생했지만 농가들은 농업기술센터 등 당국에 신고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감염된 나무를 베어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건 과수농가들 사이에서도 널리 펴진 이야기이다. 2015년 화상병도 검역관에게 우연히 발견되면서 감염사실이 알려졌다고 한다.

2015년 이전에도 일부 지역에서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확인이 되지 않았다. 소문은 매년 돌았다.

가지검은마름병을 숨기려다가 화상병까지 커진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농가들이 화상병을 가지검은마름병으로 오인하고 쉬쉬하다가 전염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전수검사를 하고 농가 교육을 통해 유사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가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화상병으로 인한 과수매몰에 대한 보상을 토지주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과수 소유주에게 소득보전 수준의 보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