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리 식탁을 말하다] "고기·향신료·물·소금이면 소비자 니즈 만족시켜요"
[2020 우리 식탁을 말하다] "고기·향신료·물·소금이면 소비자 니즈 만족시켜요"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2.27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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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육가공품으로 소비자 만족 'UP'
기존 정육 판매보다 수익률도 '훌쩍’
임경화 대표.
임경화 대표.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경기도 춘천에 위치한 '우미축산'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정육점과 외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판매하는 상품은 고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져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가스를 비롯해, 소시지, 고기빵, 독일식 오븐 족발, 떡갈비, 부대찌개 등 육가공품과 간편식도 판매한다. 정육점에서 육가공품 제조는 고기, 향신료, 물, 소금만으로도 가능하다. 제조 후 바로 판매와 관리가 가능해 착색제, 방부제 등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정육 판매보다 육가공품 판매 비율이 높은 이곳에서는 비선호 부위를 활용해 고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직접 제조하는 육가공으로 고객 신뢰 회복
신선하고 맛 좋아 소비자 가심비 충족

우미축산 임경화 대표는 정육점 영업만 15년을 해온 고기 전문가다. 육가공품을 직접 만든다는 그는 전문 고기 학교인 훔메마이스터슐레에서 육가공품 제조에 관한 교육을 수료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육가공품 제조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다.

이곳을 방문한 김경란 주부(52)는 "우리 아이가 이곳 돈가스를 정말 좋아하고 남편은 이곳 부대찌개만 찾는다"면서 "정육점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해 신선하고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으로 만드는 육가공품은 착색제 등이 사용될 것 같아 꺼리게 되지만 이곳에서는 사장님이 직접 만드니 믿고 구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2005년 일반 정육점을 오픈해 정육 업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임 대표는 고기 유통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정육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니즈를 충족시켜줄 만한 상품은 많지 않다는 그의 생각은 새로운 정육점을 만들어 보자는 출발점이 됐다. 
 

고기빵을 굽고 있는 모습.
고기빵을 굽고 있는 모습.

기존 정육점에 육가공 제조 결합
하드웨어 바꾸기보다 소프트웨어 변화 꾀해

정육점은 한때 고기를 사기 위한 최적의 공간이었다. 거주지 지근거리에 반드시 정육점 한 두 곳은 입점해 있었으며 소비의 최전선에서 축산물 공급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고기 이외의 다양한 상품 구색까지 갖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하면서 정육점은 슈퍼마켓에 흡수되거나 간판을 바꿔 달았다. 대형마트의 육가공품은 대기업에서 일률적으로 찍어내는 만큼 특별함보다는 가격 경쟁에 유리하게끔 만들어지면서 '육가공품 고유의 개성' 역시 사라졌다.

임 대표는 정육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고기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이 육가공품을 장착한 정육점을 탄생시킨 셈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육점을 리모델링 하는 등의 인프라 재구축에는 비용을 쓰지 않았다. 기존 일반 정육점 인프라에 육가공품 제조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임 대표는 "우미축산은 기존 재래 정육점에서도 육가공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기존 정육점과 같은 하드웨어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킨 셈"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제조한 육가공품 제품 모습.
직접 제조한 육가공품 제품 모습.

매출 비슷하지만 비선호 부위 가공으로 수익률 높여
고기에 특화 한 RTE 제품 선보일 것

임 대표의 하루 일정은 빡빡하게 채워져 있다. 출근하자마자 가공품을 준비하기 시작해 다양한 메뉴 구성품을 채워나가면 오전 11시가 되고 그때부터 정육 준비에 나선다. 오후 2~3시쯤이 되면 모든 제품의 진열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정육점과 수익도 달랐다. 그는 "매출은 가공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크게 오르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소비자에 인기 있는 비선호 부위를 일선 식당 등에 납품하지 않고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수익률은 10~20% p 올랐다"고 설명했다.

우미축산에서는 오는 4월 경 새로운 RTE(Ready To Eat,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 친화형 정육점 샌드위치, 햄버거 등은 고기에 특화 시킨 우미축산만의 시그니처 메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점점 간편하게 먹으면서도 맛과 품질을 따지기 시작했다"면서 "일선 정육점에서도 식품 대기업처럼 소비자 니즈에 반응하고 대응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고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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