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3월 14일이 ‘백설기데이’가 못되는 이유
[팜썰]3월 14일이 ‘백설기데이’가 못되는 이유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3.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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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도 정보 無…개성 없는 정부 행사일 뿐
큰 변화 없이는 화이트데이 아성 무너뜨리기 역부족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3월 14일이 ‘백설기데이’가 못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날의 공식 명칭이 ‘화이트데이’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잘 알 듯이 화이트데이는 남성이 마음에 둔 여성에게 사탕 따위를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잘 알려져 있다.

화이트데이는 1970~1980년대에 일본 과자업체들에 의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져 일본 전역으로 퍼졌고, 일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대한민국, 중국, 대만 등에 전파되면서 정착됐다.

반면 백설기데이의 유례는 어떻게 될까. 백설기데이는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화이트데이에 사탕 대신 우리 쌀로 만든 백설기를 선물하는 문화를 정착해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화이트데이 마케팅은 오랜 세월 동안 제과업체들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접근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백설기데이는 정반대다. 국가가 천편일률적으로 단지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명분을 앞세워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명분은 당연히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무엇보다 화이트데이의 경우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켰기 때문에 성공을 거뒀지만, 백설기데이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아이템 부재와 스토리텔링이 없어 화이트데이를 대신해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단적인 사례를 보면 3월 14일이 다가오면 수많은 매체들은 화이트데이와 관련된 보도를 앞 다퉈 내보내고 있으며, 각종 포털에는 화이트데이와 관련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반면 백설기데이는 농식품부를 포함해 관련된 공공기관, 업체를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펴고 있기 때문에 화이트데이와 비교해 관심을 끌기에 부족하다.

더욱 문제는 백설기데이는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에 조차 소개가 안 될 만큼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백설기데이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보와 아이템, 매개체 등이 태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리 취지와 목적이 좋다고 해도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벌써 백설기데이가 시작한지 9년차를 맞이했지만 농식품부와 관련 기관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단적인 예가 국어사전에도 소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아무런 변화 없이 지금처럼 계속 일회성 행사와 그냥 보여주기식 행사만 진행한다면 결코 3월 14일이 ‘백설기데이’가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