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김낙순 마사회장은 응답하라
[편집자 칼럼]김낙순 마사회장은 응답하라
  • 김재민
  • 승인 2020.08.08 0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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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종사자들의 잇단 죽음...마사회, 농림부 직무유기
2020년 1월 2일 개최된 시무식에서 김낙순 마사회장은 "경마공동체의 상생 발전을 위하여 따뜻하고 공정한 경마의 시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경마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문중원 기수 자살 이후 8개월여 만에 두명의 경마종사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2020년 1월 2일 개최된 시무식에서 김낙순 마사회장은 "경마공동체의 상생 발전을 위하여 따뜻하고 공정한 경마의 시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경마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문중원 기수 자살 이후 8개월여 만에 두명의 경마종사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팜인사이트=김재민]코로나 19는 모든 스포츠를 중단시켰고, 이는 경마도 마찬가지다.

마사회 경마수익금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축산발전기금의 조성에도 차질이 예상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졌다. 경마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마필관리사 두명이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말 세상을 떠 들썩하게 했던 조교사의 죽음이 공분을 산바 있는데, 또 다시 두명이 목숨을 잃었으니 그 동안 마사회는 무슨일을 하고 있었는지 물을 수 밖에 없다.

경마종사자들의 잇단 자살은 2005년 이후 10번째다.

살아 있는 말 위에 기수가 타고 빠르게 내달리는 경마의 특성상 사고도 많이 발생해 기수와 조교사들의 부상은 매우 빈번하지만, 이들을 위한 안전망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

이들에 대한 라이센스를 마사회가 부여하고, 경마수익금 배분도 마사회가 결정할 정도로 기수와 조교사를 실질 영향을 미치지만 이들은 조교사회라는 단체를 통해 간접고용되고 있어, 마사회는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사회에는 책임이 없다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한국마사회를 지도 감독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도 마사회의 경마수익금을 가져다 쓰는데는 열심이고, 마사회 위에 군림할줄만 알았지 실제 돈을 벌어다 주는 조교사와 기수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사회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각 정부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을 위한 논공행상 자리였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는 퇴역 장성들이 주로 마사회장 자리에 올랐고, 민주화 이후에는 정치인 출신, 고위 공무원출신들이 주로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농림부 산하 기관이지만 농민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된적이 거의 없다.

경마종사자들의 잇단 자살은 분명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할 것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고 문중원(40) 기수가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이야기했던 잘못된 관행과 비리에 대해 마사회 측은 응답하지 않았고, 올해초 면담을 요구하는 문 기수의 가족들을 경찰까지 동원해 문전박대한 적도 있다.

적폐청산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이 마사회장 자리에 앉았다면 응당 경마종사자들의 자살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취했어야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종사자들은 죽어나갔다.

진상조사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 대책이 나올리 만무하다.

새롭게 시작한 국회 농해수위는 이번 문제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마사회에 대해 엄중한 감사를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로, 김낙순 회장은 올해 1월 2일 개최된 마사회 시무식에서 ▲경마 공동체의 안정적인 운영 및 완성을 위한 ‘경마시스템 혁신’ ▲경마의 건전성 확보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의 극대화 등의 중점 추진 사항을 발표한바 있다.

특히 “경마공동체의 상생 발전을 위하여 따뜻하고 공정한 경마의 시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경마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까지 말한바 있다.

아마도 문중원 기수 사태를 의식한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시무식에서의 발표는 립서비스로 드러났다. 또 경마 종사자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마산업의 가장 밑바닥이라 할 수 있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들은 높으신 양반인 마사회장을 만나 하소연할 기회가 없다.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사연을 죽음으로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망자의 소리 말고, 실제 현장을 목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에 김낙순 회장이 응답할 순서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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