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베트남 박항서 매직, 뒤에는 한국농식품 있었다
[기자의 눈] 베트남 박항서 매직, 뒤에는 한국농식품 있었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8.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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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한국은 넘지 못했지만 베트남은 강했다. 8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한국에 1-3 석패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오는 9월 1일(한국시간) 열리는 3~4위 결정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누르면 동메달을 거머쥐고 역대 최고 성적을 수확하게 된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달라지고 있다.

베트남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속한다.  FIFA 랭킹 100위권 밖으로 약체로 평가받는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강호로 인식돼 있지만 동남아용이라는 한계를 좀처럼 벗지 못했다. 체력이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왜소한데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식문화로 강한 체력과 압박을 기본으로 하는 현대축구와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2017년 베트남축구협회가 박항서 감독에게 23세 이하 및 성인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기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2018 AFC U-23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베트남 대표팀은 아시아의 강호 호주, 이라크, 카타르를 연달아 무너트리며 결승까지 올라선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 오른 일본을 예선에서 무너뜨리며 조1위를 수성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베트남 축구의 진화는 박항서 감독의 전술도 있지만 강한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2018 AFC U-23 축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 체력을 1순위로 꼽은 바 있다. 당시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식사 메뉴에는 '닭고기 2마리는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박항서 감독은 한국 농식품 마니아다. 베트남에서 영웅으로 부상한 후 한국에서는 올해 2월 박감독을 한국 농식품 수출 홍보대사에 위촉하기도 했다. 박감독은 흔쾌이 홍보대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대표팀 체력을 강화하는데 한국 농식품만한게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감독은 홍보대사 위촉식 비공개자리에서 베트남 선수들이 체력이 부족해 사비로 홍삼까지 먹일 정도였다고 고백했으며 대표팀 회식은 단백질과 영양이 풍부한 메뉴가 구비된 한국식당으로 직행했다고 귀띔했다. 당시 체력기르기에만 집중하는 박감독과 현지 코치진과의 갈등도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우리나라에 패했지만 후반까지 악착같은 플레이로 한국 대표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과거 패스조차 따라가지 못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후반에는 1골을 기록하며 끝까지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항서 매직이 동메달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베트남 대표팀이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 축구팀의 선전 뒤에는 우리 농식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