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난 화훼산업 살릴 진흥법 제정되나
반 토막 난 화훼산업 살릴 진흥법 제정되나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9.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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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화훼산업정책토론회 개최

[팜인사이트= 연승우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화훼산업은 그야말로 꽃을 피웠다. 꽃 소비가 증가하면서 서울 근교에는 화훼단지가 조성되고 유망 소득 작물이자 농산물 수출 효자였다. 이랬던 화훼산업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2005년을 기점으로 화훼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화훼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지만 이를 반전시킬만한 계기와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이에 화훼 소비 활성화를 통한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화훼산업계에서 제기됐고 지난해 국회에서는 관련법안이 발의돼 현재 계류 중이다.

화훼산업진흥 관련 법률은 현재 더민주당 정재호 의원(경기 고양시)이 화훼산업진흥법을 2017년 6월에 발의했고 이와 별도로 현 농식품부 장관인 이개호 의원이 지난해 9월에 화훼산업 발전과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두 법률안은 상당 부분에서 비슷하다. 따라서 화훼산업발전과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난 3일 국회에서 화훼산업발전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3일 국회에서 화훼산업발전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화훼산업진흥법 어떤 내용 담았나?

진흥법에서는 크게 산업 발전을 위한 내용과 소비 촉진을 위한 화훼문화 진흥으로 구분돼 있다. 일단 법률에서 화훼를 초화류, 화목류, 난류, 관엽류 등을 관상용과 그 밖의 식용, 장식용, 가공용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배하는 식물로 정의하고 화훼산업은 화훼의 품종육종, 재배, 유통, 판매와 연관된 화훼관련 가공, 교육, 서비스 등까지 포괄적으로 적용했다.

화훼산업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통계를 작성하고 이를 기본으로 화훼산업육성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매년 이행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실태조사를 활용하기 위한 종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유통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화훼종합유통센터 건립도 법률안에 들어가 있다. 화훼종합유통센터는 화훼의 수집, 포장, 가공, 수송 판매 등 화훼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규모화, 조직화된 화훼 전문 생산단지를 지정하고 의무자조금에 속한 화훼산업 종사자에 대해 우선으로 정부를 지원하도록 했다.

화훼문화 진흥을 위해 가정, 사무실, 학교 등 생활 속의 화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화훼 소비촉진과 생활 속 화훼 문화 진흥을 위한 교육, 홍보 전담기관도 만들어진다.

화훼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논란이 되는 재사용 화환을 법률에 명시돼 있다. 사용했던 화환을 그대로 또는 고쳐서 다시 사용(일부를 다시 사용하는 경우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화환을 재사용화환이라고 표기하도록 했다. 재사용 화혼이라고 표시하지 않고 유통하게 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법률안에 포함돼 있다.

재사용화환 표시를 통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불법적으로 재사용되고 있는 화환의 유 통을 사전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훼 소비촉진과 정보교류를 위한 박람회 개최와 화훼문화의 진흥을 위한 화훼전시관 및 체험관을 운영하도록 법률로 규정했다.

화훼산업 ‘글로벌’ 분업화 필요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임진희 세종대 교수는 국내 화훼산업의 문제와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임진희 교수는 국내 화훼산업의 기본인 품종 개발과 보급은 정부 주도로 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선호하는 품종개발보다는 국내 생산자를 중심으로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마’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국화 품종으로 국내에서 개발됐지만, 여전히 국내 생산만을 위한 연구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소비가 감소했지만 화훼산업은 수출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주요 수출국인 일본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엔화 환율마저도 떨어지면서 급격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임 교수는 일본에서 주로 수입하는 국화는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을 대신하고 있고 장미는 케냐, 콜롬비아 등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일본에서 화훼를 수입하는 국가를 다변화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국제 화훼시장이 글로벌, 분업화 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화훼산업은 종자를 개발하는 국가, 개발된 종자를 생산하는 국가와 그리고 화훼를 소비하는 국가로 나뉘고 있다는 것이 임 교수의 주장이다.

네덜란드, 프랑스 같은 국가들은 우수한 종자를 개발해 케냐,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베트남 등 열대지역으로 수출해 화훼를 생산하게 하고 이를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한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화훼산업이 침체하고 있다.

임 교수는 한국 화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종자개발국으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민간육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종자개발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지원시스템을 조성하고 민간육종기반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화훼산업의 쟁점 ‘공용도매시장’

공용도매시장은 화훼산업 발전을 이야기할 때 쟁점이 가장 많이 되는 부분이다. 화훼유통시장은 크게 농협과 aT가 운영하는 공영도매시장인 공판장과 유사(위탁)도매시장으로 돼 있다. 공판장은 전국에 7개가 있지만, 규모나 운영 측면에서 열악한 곳이 많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체 화훼의 68%가 민간시장인 위탁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32%가 공판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훼산업진흥법에 규정된 종합화훼유통센터를 공영도매시장의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과 판매, 포장 등의 유통센터 역할만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뉘고 있다.

현재 유사도매시장은 거래 투명성에 있어 공판장보다 낮고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워 시설현대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도매시장은 시장 내에서 농협공판장과 도매법인들이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 거래 물량을 확대하고 가격경쟁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공판장은 이런 기증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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