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유명무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어찌할까
[팜썰]유명무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어찌할까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0.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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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잡을 생각만 하지 말고 실질적 대책 강구해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여러 나라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전자·철강·자동차 등 수출 주력 품목에서는 톡톡히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 나갔고, 반면 농축산업계는 개방화라는 물결에 직격탄을 맞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지난 2015년 FTA로 이익을 보는 기업들(대부분 대기업)에 매년 1000억 원씩 출연을 받아 10년 동안 1조원을 조성해 농어촌 지역의 발전 지원 대책인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취지와 다르게 모금 활동은 더디게 진행됐고, 현재까지 조성 금액(9월 기준)은 377억5873만원에 그치고 있다. 매년 1000억 원을 목표로 했지만 대기업의 참여가 없다보니까 모금액은 모이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유명무실한 기금을 없애야 한다는 비아냥거리는 소리까지 들으며 힘겹게 버텨오고 있다.

기금 조성 시부터 쉽지 않겠다는 전망은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참여율이 낮을지 예상하지 못한 것도 패착의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대기업들이 돈을 내야 할 명분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제일 문제다. 돈을 내면 일정 부분 세금 혜택이나 명분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에 있어서 매력적으로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단지 정부와 국회가 만들었으니까 무조건 상생 차원에서 FTA로 이익을 보는 기업들은 따라와야 한다는 논리로 일관했기 때문에 대기업이든 기업으로서는 참여할 동기가 생길 수 없었을 것이다.

억지로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해도 도의적으로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도 안 되고 경제적 이익도 없는 상황에서 누가 기금 마련에 참석하겠는가.

실제로 기금이 조성된 373억 원은 공기업 등이 기부한 것을 보면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나 정부, 농업계는 대기업을 좋게만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뾰족한 방법도 없다. 그래서 유명무실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은 기금을 없앨 수는 없으니까 정부나 국회, 농업 관련 기업들부터 솔선수범해서 기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누가 먼저고 할 필요 없이 농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기업이나 공기업, 정부, 국회가 적극 나선 다음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강조하며 대기업이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액 부분에 있어서 현실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도 있다. 무리하게 많이 걷기보다는 현실에 맞게 지속적으로 걷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세제혜택 등 당근책을 마련해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고, 아니면 법적 근거를 만들어 참여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방안 마련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후자보다는 전자 방식으로 풀어 나가는 게 모양새가 좋아 볼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바른미래당이 솔선수범해서 1220만원을 모금해 농어촌 상생기금 운영본부에 전달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한편 1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기부 실적이 저조한 국내 대기업 사장단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책임소지를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대기업 사장단을 불러 놓고 추궁한다고 지금까지 안 들어왔던 기부금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극약처방만 생각 말고 그 시간에 기금이 취지에 맞게 잘 조성되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면 어떨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