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조양돈농협 재도약 꿈꾸는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 조합장
[인터뷰] 원조양돈농협 재도약 꿈꾸는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 조합장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5.1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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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양돈농협 경기 북부 도축장 건설 ‘초읽기’

지난달 말 1천억 원 규모 고정투자심의 최종 통과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 조합장이 양주에 건설 예정인 경기북부 도축장 건립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 조합장이 양주에 건설 예정인 경기북부 도축장 건립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한수 이북 축산인들 출하여건 개선 ‘기대’

선도적 양돈농협 역할 수행 위해 ‘최선’ 다짐

서울경기양돈농협의 경기 북부 도축장 건설 계획이 최근 농협중앙회 고정심의투자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협동조합형 양돈 패커를 중심으로 한 시장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경기양돈농협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서경양돈농협은 지난 4월 26일 경기도 양주농축산물도매시장에 1천억 원 규모의 경기 북부 도축장 건설 계획이 농협중앙회 고정투자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이정배 조합장은 “우리 조합의 도축장 건설은 한수 이북의 서경양돈 조합원들은 물론 경기도 북부지역 축산농가들의 안정적 판로확보와 경쟁력 있는 축산물의 위생적 가공과 처리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각으로 중단된 도축장 사업 20여 년 만에 다시 추진

서울경기양돈농협의 도축장 건설 사업은 조합의 숙원 사업이자 과거 조합의 핵심 경제사업이었지만 철수했던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1987년 돈육 가공사업을 시작했으나 금융사고와 농축협 통합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며 지난 1999년 12월 포천 소재 도축장을 매각 한 바 있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도축사업을 20여 년이 지나 다시 시작하게 된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게 이 조합장의 설명이다. 더욱이 80년대 중반 양돈사업을 시작한 이정배 조합장은 돼지사육은 물론 수원 도축장을 직접 경영했던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 도축장 사업에 남다른 전문성을 가진데다, 접었던 사업을 재추진하는 만큼 성공적인 사업 추진에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이 조합장은 생산기반에 대비해 처리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경기 북부지역 농가들의 출하여건 개선은 물론 최신 도축 시설 확보와 가동을 통해 품질 및 위생 부분에서의 경쟁력 제고 등 축산업계 공익적 역할 수행까지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현재 경기 북부지역의 돼지 출하 두수는 일일 5천~7천두에 달하지만, 도축장은 단 2곳에서 약 3천여 두 처리가 가능한 수준이어서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감량, 스트레스 등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조합장은 “경기 북부는 전국에서 돼지 사육기반이 손에 꼽힐 정도로 규모화되었지만 도축 시설 능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출하의 어려움은 물론 경제적 손실을 농가들이 모두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신 도축장 건립을 통해 경기 북부지역 한우 및 양돈 농가들의 출하 편의는 물론 축산물의 위생 및 품질 수준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높여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서경양돈농협의 도축장 건설은 도시화 가속화에 따른 조합원 감소 등 조합의 존립 기반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수 이북에만 2세 양돈인들이 100명 이상 포진된 가운데 이들이 양돈장 운영에 조금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경제사업 활성화에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2세 양돈경영인들의 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확실한 판로확보 지원 등 경제사업 활성화가 곧 조합원의 경쟁력이자 조합의 존립 등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게 될 것”고 말했다.

이정배 조합장
이정배 서울경기양돈농협 조합장은 국내 양돈산업 및 조합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양돈농협의 선도적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선도적 양돈농협 역할 수행 위해 ‘최선’

연내에 첫 삽을 뜨게 될 서경양돈농협의 양주 도축장은 약 1년 6개월여의 공사 시일이 전망되는 가운데 소와 돼지 모두 도매시장 기능을 갖춘 도축장으로 설계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서경양돈농협의 단독 사업이 아니라 경기도 내 지역축협들의 출자를 통한 공동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사업 추진 및 운영에 대한 조합의 경영 부담을 낮추는 한편 조합원들의 안정적 출하처 확보 등 경제사업에 뜻있는 지역축협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 ‘협동조합의 시너지’를 더욱 높인다는 게 이 조합장의 복안이다.

서경양돈농협에 따르면 이미 경기도 내 12개 조합이 서경양돈농협 도축장 건설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상황이다.

이 조합장은 “51%에 대해서만 조합이 지분을 갖고 나머지는 축협에 지분을 개방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도축장 건설에 관심을 가진 지역축협의 출자를 통해 이들과 경제사업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는 한편 계통 출하 물량 확보 등 협동조합 시너지를 최대로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경양돈농협의 도축장 건설은 돼지 도축물량을 기준으로 현재 30% 수준의 협동조합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는 등 국내 도축업계의 또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22년 기준 돼지 총 도축 두수는 1855만5918두로 이중 협동조합 도축장을 통해 출하된 돼지는 570만 두며 이 가운데 품목 및 지역축협 도축장의 돼지 도축 마릿수는 443만 두로 협동조합 전체 돼지도축물량의 80% 수준을 차지할 만큼 전체 시장에서의 축협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정배 조합장은 “협동조합 중심의 시장 재편은 매우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돈조합이 국내 양돈산업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료용 곡물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척박한 여건에서 국내 양돈산업과 양돈 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양돈농협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양돈 농가들이 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사업 여건 마련에 목표를 둔 ‘양돈조합’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성장할 때 국내 양돈산업의 미래는 불안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서울경기양돈농협 역시 양돈농협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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