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산업 위기, 치즈로 돌파해야 하는데...
낙농산업 위기, 치즈로 돌파해야 하는데...
  • 김재민
  • 승인 2023.07.2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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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성급한 치즈시장 개방...국산 치즈 자생 막아
저출산 여파 백색시유 시장 감소 대응 전략 부재로 이어져

 

농림축산식부가 원유가격 인상을 앞두고 현재 낙농 유가공업계가 처한 상황, 원유가격 인상 폭, 협상 동향 등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축산정책관이 브리핑을 하기도 했는데 별다른 내용이 나올것 같지 않아 세종시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개최된 브리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낙농업계가 극심한 소비 감소에 어려움에 처해 있다.

2001년 234만톤을 생산했던 원유량은 2022년 198만톤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수입 유제품은 65만톤에서 253만톤으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다양히 생산량은 줄고 수입은 크게 증가했으니 자급률도 77.3%에서 44.8%로 내려 앉았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자료를 통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소비자들이 우유보다는 치즈나, 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를 더 많이하고, 저출산, 대체음료, 저렴한 멸균유 수입 여파로 국산 유제품의 설자리는 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답이없다. 경쟁력이 없다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결과는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당시 안일한 우리 협상단의 협상 결과 때문이었다.

현재 유제품 수입의 대부분은 치즈이다. 치즈 1kg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우유량은 10kg이다. 치즈 10톤을 수입하면 우유로 환산하면 100톤을 수입하는 것이고 치즈 1000톤을 수입했다면 우유로 환산하면 1만톤이 되는 것이다.

이 치즈가 왜 중요하냐 하면 백색 우유는 음료로 이용되는게 전부이다. 빵과 같은 식품과 함께 먹어 영향 불균형을 해소하고 음식의 목넘김을 좋게 한다. 하지만, 용도가 제한적이고 보관도 쉽지 않다.

이와다르게 치즈는 음식의 재료이다.

유럽과 미국의 유제품 소비량이 많은 이유가 치즈를 여러 음식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협상이 진행되던 199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는 치즈 소비가 많지 않았다. 한식 위주의 식습관이다 보니 치즈가 끼어들 틈이 적었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치즈의 시장 개방시기를 1995년으로 바나나 다음으로 빠르게 내주었다. 이와달리 돼지고기, 닭고기는 1997년, 쇠고기는 2001년에 개방했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WTO가 출범하기 전에 치즈 시장 개방을 하기로 하고 관세율도 낮게 설정했다. 치즈의 종류가 수도 없이 많은데 모든 치즈에 동일한 관세를 적용했다.

이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은 수백가지나 되는 치즈 종류마다 관세코드를 부여하고 각기 다른 관세율을 적용했다고 한다. 지킬 것과 내줄 것을 정했을 것이다.

일본은 자국 치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산 치즈 생산량 대비 수입쿼터를 부여하는 식으로 자국 치즈산업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일본도 외국산 치즈가 엄청나게 늘어나 양으로는 압도를 했지만 시장 개방 이후에도 일본 자국산 치즈 생산량과 치즈 공방도 꾸준히 증가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지금 수입 유제품 증가의 대부분은 치즈와 버터 등 유가공품이다.

국산 치즈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 조금의 고민이라도 했어야 했고, 최소한 일본이라도 벤치마킹해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치즈 수입 때 부과되는 관세라도 일정 금액은 국산 치즈, 국산 유가공산업 발전을 위해 쏟아 부었어야 했다.

대안은 마련하지 않으면서 답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우유를 소비하는 아이가 급격히 줄었다. 2001년 태어난 아기는 60만명이 조금 넘었는데 2022년에는 20만명 아래로 줄었다.

대신 피자, 파스타, 버거 같은 치즈가 들어간 음식 소비가 늘고 하다 못해 라면에도 치즈를 넣어 먹고, 볶음밥에도 치즈를 뿌려 먹고, 김밥에도 치즈를 넣어 먹을 정도로 쓰임이 다양하다.

이 시장을 지난 30년간 육성하지 못하고 방치한 결과가 현재 우리 낙농유가공산업이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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