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베트남‧필리핀...같은듯 다른 아시아 양돈산업
한국‧일본‧베트남‧필리핀...같은듯 다른 아시아 양돈산업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2.2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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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곡물가‧ASF 발병으로 인한 생산비 ‧수급난으로 어려움

일본, 양돈농업진흥법 통해 출하가격 생산비 이하시 보전 '주목'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21일 아시아 양돈 생산자단체 협력 교류회를 진행한 가운데 일본, 베트남, 필리핀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각국의 양돈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협력을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돈협회는 아시아 국가들의 교류회를 정례화해 단순한 정보의 교환을 넘어 한돈산업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지속가능한 양돈산업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비육돈 출하가격 하락하면 ‘보전금’ 지급

이번 교류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일본 양돈농가들을 위한 경영안정제도였다.

일본의 경우 양돈농업진흥법을 통해 비육돈의 판매가격이 생산비 보다 낮을 경우 차액의 95%까지 보전한다. 보전금의 75%는 정부가, 20%는 생산자들이 조성한 기금으로 지급한다.

육용 송아지 가격안정제도(송아지안정제)와 육용우 비육경영안정대책 등 소 사육농가들의 경영안정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소 사육 분야의 경영안정대책 마련 이후 양돈분야의 경영 안정대책이 후속 조치로 만들어졌다는 게 일본양돈협회 타쿠오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타쿠오 총장은 "높은 생산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의 양돈농가들에게 비육돈 경영 안정 대책은 매우 중요한 제도"라면서 "30여년전 소 사육농가를 위한 경영안정대책이 마련된 후 양돈농가들의 요구로 양돈분야의 가격 안정법이 법제화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양돈업계의 희망은 자급률 50%를 넘는 것이지만, 최근 양돈농가의 폐업이 크게 늘고 있어 자급률 제고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농업의 경우 수년전 초고령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신규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타쿠오 총장은 "일본 양돈농가수는 3370호, 양돈사육두수는 900만두로 돼지고기 자급률은 현재 49% 수준으로, 일본 양돈업계의 목표는 자급률 50%를 넘기는 것이지만 일본 양돈농가수가 최근 크게 감소하고 있어 쉽지 않다"며 "지난 5년간 무려 25%가 폐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 3850 농가였던 일본의 양돈농가 수는 지난해 3370농가로 3년간 480농가(12.4%)가 현장을 떠났다.

ASF, 아시아 양돈산업에 ‘위협’

치솟는 국제 곡물 가격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와 ASF로 인한 수급 불균형은 아시아 양돈산업 모두에 위협적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돼지고기 생산국 6위인 베트남의 경우 2021년 ASF 발생과 안정으로 돼지가격이 크게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면서 2016년 45kg 수준이었던 돈육 소비량이 지난해 31kg까지 하락했다.

베트남 축산업협회 박 꾸옥 탕 이사는 "2016~2018년엔 전체 육류 소비량 중 65%가 돈육이 차지하며 1인당 소비량이 45kg에 달했지만, 현재는 50%를 밑돌면서 31kg 수준까지 감소했다"면서 "ASF 발생으로 돈육 가격이 이전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역시 ASF로 인한 수급불균형과 축산물 수입으로 국내산 돼지 소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전국양돈농가연맹 알 프레드 부회장은 "2019년 발생한 ASF는 필리핀의 양돈지형을 바꾸어 놓았다"면서 "ASF 발생으로 돼지가 크게 줄면서 가격이 60% 이상 상승하자 정부는 수입축산물의 관세 이하 조치를 단행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국산돼지고기 구입을 줄이고, 수입돼지와 수입 닭고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소비패턴을 바꾸었다" 말했다.

현재 필리핀의 1인당 돼지소비량은 14kg 수준에 그치고 있다.

ASF 발생은 필리핀 양돈 생산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알 프레드 부회장에 "필리핀 양돈농가 숫자는 줄고 있지만, CP그룹과 같은 대기업은 사육두수를 늘리고 있다"며 "ASF 이후 다시 사육을 시작하는 소규모 농가의 경우 생산능력의 50%까지만 기르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세희 회장 “한돈산업 전방위 분야 교류 협력‧확대”

아시아국가들은 지속적인 교유와 협력을 통해 양돈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손세희 한돈협회장(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아시아 각국들은 높은 생산비와 질병 발생, 시장 변동성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앞으로 생산자단체간 실무 왕래 교류를 통한 협력을 더욱 구체화해 생산은 물론 방역과 위생, 도축 등 한돈산업을 둘러산 전방위 산업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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