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양돈, 위기이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 높아
한국의 양돈, 위기이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 높아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3.18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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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파밍보다 '스마트한 농장주'가 되어야 '조언'

철저한 기록 관리‧농장주들간의 정보공유로 취약한 부분 채워 나가야

네덜란드 로버트 호스테 교수(와게닝겐 대학) 발표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대한한돈협회 청년분과위원회 초청으로 한국에 방문한 로버트 호스테 교수(와게닝겐 대학)는 지난 3월 13일 양돈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현재 한국의 생산성은 유럽에 비해 많이 뒤쳐저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교수는 네덜란드 양돈산업이 직면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설명하며, 한국의 양돈산업이 배울 점에 대해 언급했다.

로버트 교수의 강연을 요약‧게재한다.

 

네덜란드 로버트 호스테 교수(와게닝겐 대학)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네덜란드 로버트 호스테 교수(와게닝겐 대학)가 강연하고 있는 모습.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생산성은 유럽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1950년대 네덜란드의 MSY는 17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31두에 달한다.

정부는 보조금 지원과 시설 현대화 등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마리당 이익이 워낙 낮다보니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가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 생각한다.

1950년 2만 5천개에 달했던 농장은 현재 3천개 수준까지 감소했다. 농장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농가들의 사육 포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국토면적은 한국의 3분의 1이고, 인구도 한국의 3분의 1수준이다. 돼지고기 자급률이 300%에 달하기 때문에 200%를 수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물복지(모돈이 돌 수 있는 분만틀, 꼬리자르기와 거세 금지)에 대한 요구, 탄소 배출 감소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본으로 부족한 점 보완...차단방역은 '기본'

유럽의 양돈경쟁력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일하는 사람의 숙련도, 둘째 농장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활용, 셋째 사료원료(부산물)의 적절한 이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저한 차단방역이다.

네덜란드와 한국 모두 직원들이 농장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데, 직원역시 일정 부분은 경영에 참여하게 해서 농장의 전문 지식을 쌓게 해야 한다.

유럽에선 직원들과 수시로 회의를 갖고, 교배와 분만 등 각자가 맡은 분야에 대한 목표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채워나갈지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영리한 경영주만이 '스마트 파밍'"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곳에서 스마트팜을 강조하고 있지만 농장의 기록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고, 농장주들간의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며 배울점을 찾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장치를 설치 한다 한들 무용지물이다.

장치는 맨 마지막 요소이며, 이보다 기록관리와 정보를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오히려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유하는 등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농장관리에 있어서 더욱 중요하다.

네덜란드의 경우 로테르담 항구를 통해 다양한 식품이 반입되며 이곳에서 각종 부산물을 사료원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옥수수와 콩, 심지어 오렌지 부산물까지 사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네덜란드처럼 식품 부산물을 손쉽게 얻을 수는 없는 여건이지만, 사료 요구율은 개선해야 할 과제이며 분명 낮춰야 한다.

농장간 정보 공유 '부끄러워 말라'...타산지석의 계기로 삼아야 

차단 방역 수준도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에 방문해 큰 농장 몇 곳을 둘러보았는데, 차단방역시설이 완벽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분만사, 자돈사, 임신사 등 각 파트별로 질병간 전파되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하며 철새와 쥐의 차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내 농장에 맞는 후보돈을 입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모돈을 입식했다 하더라도, 우리 농장의 질병에 견디지 못하는 모돈은 농장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없다. 농장에 견딜만한 돼지를 입식해 교배시키는게 낫다.

마지막으로 조언하고 싶은건 농장간 서로의 성적을 공유하라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나의 약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받아들이는 문화가 일반적인데, 한국은 내가 못하는 부분, 약한 부분에 대해 공개하고 싶지 않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 혼자 농장의 정보와 문제를 가지고 있지 말고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은 물론 다른 농가들과 정보를 공개하며 농장주들간에 서로 배우고 채우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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