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년전 오늘 - 축산 소식105] 가죽으로 만든 갑옷(皮甲) 중에는 물소나 코뿔소 갑옷도 있었다
[604년전 오늘 - 축산 소식105] 가죽으로 만든 갑옷(皮甲) 중에는 물소나 코뿔소 갑옷도 있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8.12.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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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21호, 양력 : 12월 10일, 음력 : 11월 4일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다양한 병종(兵種)의 군사들이 착용한 각종 갑옷을 ‘갑(甲)’ 이라 하였으며, 갑옷의 표면에 비늘 모양의 미늘(札)을 부착하여 방호재로 사용하는 갑옷을 총칭하여 찰갑(札甲)이라 하였습니다.

찰갑은 미늘의 재료에 따라 철로 만든 철갑(鐵甲), 가죽으로 만드는 피갑(皮甲), 종이로 만드는 지갑(紙甲)이 있었으며, 철갑 중에는 철제 미늘의 표면을 수은으로 도금한 후 표면에 상하 좌우로 몇 개의 구멍을 뚫어 가죽 끈을 종횡으로 묶어 연결한 수은갑(水銀甲)이 있었고, 버드나무 잎 모양의 철제 미늘의 표면에 검은색 옻칠(黑漆)을 하여 상하 좌우로 구멍을 뚫고 그을린 사슴 가죽 끈을 사용한 유엽갑(柳葉甲)이 있었습니다.

피갑(皮甲)은 표면에 검은색 옻칠을 한 가죽으로 미늘을 만들고 표면에 구명을 뚫어 그을린 사슴가죽으로 묶어 사용하였는데 전체적인 구조와 형태는 수은갑과 동일하였으며, 미늘의 재료로는 물소가죽이나 코뿔소 가죽을 사용하여 붙은 살을 모두 도려내고 겉가죽만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돼지, 사슴, 노루, 소, 말 등 다양한 짐승의 가죽이 쓰였습니다.

수은갑과 같은 철갑은 화살이 관통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호력(防護力)이 뛰어나고 제작비용도 저렴하였으나 무거운 데다가 철로 제작된 미늘과 미늘을 이어주는 가죽 끈이 쉽게 닳아 조선전기 이후에는 방호력은 떨어지지만 가벼운 가죽으로 제작된 피갑의 비중이 점차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징발된 군사들이 사용할 무기를 제외하고는 평상시 근무하는 병사들이 사용하는 갑옷과 투구 등은 스스로 조달하여야 하는 당시 체계상 피갑 제작에 소모되는 가죽 값이 날로 비싸져 농우(農牛)를 도살하는 등 여러 가지 폐단도 함께 발생하였습니다.

이러자 조정에서는 군사들이 스스로 마련하는 피갑에는 소가죽이나 말가죽 사용을 엄히 금하고 소 도둑질을 단속하는 등의 조치가 내려지기도 하였습니다.

604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각도에서 바치는 철갑(鐵甲)은 가죽을 사용하여 짜고 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니 철사(鐵絲)로써 작은 고리(小環)를 만들어 서로 꿴 갑옷을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태종실록 28권, 태종 14년 11월 4일 계묘 기사 1414년 명 영락(永樂) 12년

경번갑을 만들지 않은 죄로 군기감 관원을 파직시키다

군기감(軍器監) 부정(副正) 최해산(崔海山)·판관(判官) 양회(梁淮)·직장(直長) 손군달(孫君達)·녹사(錄事) 윤근(尹謹)을 파직하였다. 처음에 최해산에게 명하여 중국의 경번갑(鏡幡甲)을 감독하여 만들어서 장차 각도로 나누어 보내도록 하였는데, 최해산이 스스로 감독하여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본감(本監)에서 일찍이 두두미갑(豆豆味甲) 8부(部)와 별철갑(別鐵甲) 3부(部)를 월과(月課)로 하였으나, 이를 중지하도록 명하고 쇄자갑(鎖子甲) 3부를 만들도록 명하였다. 또 병조에 명하였다.

"각도의 월과(月課) 갑옷은 일찍이 보낸 견본[見樣]에 의하여 견고하고 치밀(緻密)하게 만들도록 하라. 그 중에 법식과 같이 하지 않는 자는 죄주겠다."

임금이 말하였다.

"가죽으로 갑(甲)을 꿴 것은 여러 해가 지나면 끊어져버리니, 또 수선하도록 하면 그 폐단이 끝이 없을 것이다. 또 녹비(鹿皮)를 재촉하여 바치게 하는데, 그 수도 적지 않다. 내가 생각건대, 철(鐵)로써 꿴다면 썩지 않고 단단할 것이니, 폐단도 따라서 없앨 수 있다."

임금이 또 말하였다.

"이제 동지(冬至)에 각도에서 바치는 철갑(鐵甲)은 아직도 가죽을 사용하여 짜고 꿰는 것은 실로 온당치 못하다. 이제부터 뒤로는 방물(方物)도 또한 견본(見樣)에 따라서 만들어 바치도록 하라."

【태백산사고본】 12책 28권 37장

【주】경번갑(鏡幡甲) : 쇠 미늘(鐵札)과 쇠 고리(鐵環)를 서로 사이하여 엮은 갑옷 

      쇄자갑(鎖子甲) : 철사(鐵絲)로써 작은 고리[小環]를 만들어 서로 꿴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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