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생산량 10% 이상 감축 요구에 낙농업계 어수선
우유 생산량 10% 이상 감축 요구에 낙농업계 어수선
  • 김재민
  • 승인 2020.09.2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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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직속농가 10%, 집유조합에 15% 감축요구
낙농진흥회, 5% 자율감축 추진...내년 유업체 계약 물량 9.3% 축소 전망

 

유업체들이 국내산 우유 판매감소를 들어 10% 이상의 감산 요구를 하면서 2002년~2003년 발생했던 대규모 잉여원유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 보인다.

낙농 유가공업계는 2002년 원유쿼터제 도입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 상황을 누려왔다. 일시적으로 수급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잉여원유 가격 조정, 원유 쿼터 양수도 할 때마다 기준원유량 일부 소각 등의 기준을 마련해 저출산에 따른 소비 감소를 어느 정도 극복해왔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 19로 학교급식이 중단되고, 야외활동이 잦아들면서 전반적인 우유 소비가 감소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우유업계 10% 이상 원유생산 감축 요구

현재 낙농진흥회에서 원유를 구매하는 유업체는 24개소로 절반 이상의 업체들이 내년도 원유 구매량을 올해 대비 줄여 계약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대비 9.3% 감산이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낙농진흥회는 부랴부랴 소속 낙농가들에게 올해 12월 31일까지 자율적으로 5% 감산을 요청한 상황이다.

국내 삼대 유업체 중 하나인 남양유업은 전반적인 국내산 우유 소비 감소에 갑질, 사주 일가의 일탈 등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제품판매가 급감하면서 원유매입 물량을 가장 많이 축소하려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계약관계에 있는 낙농조합에 계약 해지 카드로 압박을 한 이후 최근에는 한발 물러서 15% 물량 감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직거래 농가에도 10% 감산을 요구하고 낙농진흥회로부터 구매물량도 대폭 축소하거나 구매를 하지 않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경남 우유, 연세우유, 비락 등 많은 중소 유업체들이 낙농진흥회 구매물량은 물론, 집유조합, 직속 농가로부터 구매물량 감축을 예고한 상태다.

국내 원유생산량은 2002년 대규모 잉여원유상태가 발생하기 이전 약 234만 톤을 공급하였으나 2019년 기준 12.4% 감소한 205만 톤까지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현재 유업체들이 요구하는 물량이 실제 감축될 경우 국내 원유생산량은 200만 톤 생산량이 무너지게 되며 구제역 발병으로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줄었던 2011년도를 제외하면 1997년 이후 24년 만에 190만 톤대로 생산량이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유제품 소비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

저출산 등에 따른 여파로 우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 유제품 소비량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실제 2001년 303만 톤의 유제품 소비량은 2019년 현재 약 423만 톤으로 약 49.7%가 증가했으며 그 사이 수입의존도는 23% 대에서 2019년 52%로 매우 증가하게 된다.

고율 관세로 묶여 있던 탈지분유와 전지분유가 미국,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과 FTA를 체결하면서 대규모 관세 예외물량을 약속하면서 사실상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게 됐고, 늘어나는 유제품 시장을 수입 유제품은 완전히 넘겨주었고 국내산 유제품 시장은 감소하는 상황까지 맞이하게 된 것이다.

FTA의 영향으로 유업체를 비롯한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과, 제빵, 빙과업계들이 원재료를 수입으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쿼터 값 폭등 등 부작용 우려

쿼터 소각과 같은 납유량 조정은 농가들의 조수입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준원유량의 하향 조정은 현재 농가 원유생산량 중 10% 가까이 되는 물량이 잉여원유가 되어 리터당 단가가 정상가격의 10%인 100원으로 조정되면서 일시적으로 유업체들의 원유구매 계속해서 낙농목장 경영을 지속하고자 하는 농가의 경우 매출 감소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쿼터 매입에 나서게 되고 지금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쿼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농가들의 원유생산비가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전체 유업체가 원유구매량을 축소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빙그레 등은 원유구매량 조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 매출 감소분이 타 상위 유업체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낙농가들과 낙농조합들이 거래 유업체의 성적에 따라 생산량이 조정되는 불평등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식량·우유...자급률 계속 하락

지속해서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우유생산량이 감소하게 될 경우 앞으로 10년 뒤에는 170만톤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반면에 우유 수입량은 계속 증가해 자급률은 30% 미만으로 하락도 예상된다.

쌀과 같이 우유도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품목이라면 소비에 맞춰 우유 생산량을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본다.

하지만 유제품의 소비량은 매년 약 10만 톤 정도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산업이다. 그럼에도 자급률은 물론이고 절대 생산량까지 줄고 있는 현 상황은 분명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국내산 자급률이 하락하고 있는 쇠고기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국내산 생산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산 유제품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아이디어가 나와야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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