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향한 가짜뉴스 이제는 철저히 대응할 때
축산업 향한 가짜뉴스 이제는 철저히 대응할 때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6.23 14:32
  • 호수 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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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해명 당사자 축산업계보다 학계가 중심 대응 필요성 대두
단발성 연구나 홍보 아닌 지속적 대응 가장 중요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요즘은 조금만 더워도, 또 조금만 추워도, 가뭄이 나도, 비가 많이 내려도, 눈이 많이 내려도 하나같이 원인을 기후변화로 돌린다.

과거 20~30년 전에도 그만큼 추웠던 때가 있었고, 그만큼 더웠던 때가 있었고, 그만큼 비가 많이 내려거나 눈이 많이 내린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만 기온이나 강우, 강수의 변동이 생기면 모든 책임을 기후변화로 돌리는 분위기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은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이고,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지구온도가 상승할수록 이상 기후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당사국총회(파리협정)에서는 지구온도를 낮추기 위한 탄소중립계획을 모든 국가가 세우도록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30, 2050 탄소중립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문제는 기후 위기가 무분별한 화석연료 개발과 사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수 년간 채식주의자 등 일부 세력이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거짓 정보를 생산해 확산시킨 결과 언론, 교육계, 환경단체, 정부, 민간 영역까지 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축산물을 소비하지 말자는 다양한 정책과 캠페인이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2018~2021년 사이 집중적으로 일어났으면 그 결과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기후 위기를 일으킨다는 거짓 정보가 상식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본지(농장에서 식탁까지)를 비롯한 몇몇 언론이 축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팩트체크를 실시하기는 하였지만, 주류언론과 미디어가 거짓 정보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축산업계가 이러한 잘못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수준에 와 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축산학계에서 이번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평생 축산업을 연구해온 학자들이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 조철훈 교수, 숙명여대 윤요한 교수, 순천대 이상석 교수, 중앙대 허선진 교수 등은 2021년 본지 김재민 편집장 등과 함께 ‘축산업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진실’이라는 보고서를 발행해 대응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당시 반짝 언론에 소개가 되었을뿐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통설을 넘어서기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연구사업에 참여했던 연구진과 충북대 김관석 교수, 중앙대 장문백 명예교수 등은 6월 13일 본지와 공동으로 좌담회를 개최하고 축산업을 음해하는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문백 명예교수는 “30년 넘게 축산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축산업계를 위해 봉사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비록 은퇴를 하였지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산업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고 밝혔다.

조철훈 교수는 “2021년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허구라는 것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발행했지만 단발성 대응으로는 잘못된 프레임을 극복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며 “지속가능한 축산이 되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기 위한 축산업계의 운동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관석 교수도 “카우스피라시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1년 뒤에 반박하는 다큐가 만들어졌다는 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산분야가 기후위기와 관련한 거짓 정보가 확산됐을 때 적극적으로 논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축산업계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우리들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고 우리도 대응할 수 있다라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산물과 축산업 최전방에 있는 축단협과 자조금단체 관계자들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일에 축산단체와 자조금 등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지만, 가축질병, 축산물소비촉진 등 여러 현안들 때문에 이 같은 일에 꾸준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조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축산업계도 거짓정보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학계가 중심이 되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발제를 한 본사 김재민 편집장은 “축산업계가 나서 축산업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의혹의 당사자다 보니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축산학계가 환경 관련 학계, 소비자단체, 언론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사실을 알려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서는 가짜뉴스에 대응을 위한 학계의 참여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 시청, 채식주의 단체의 조직적 가짜뉴스 생산과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잡기 시작했는지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어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가짜뉴스 해소를 위한 학계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의견과 범축산운동의 전개, 다양한 도서와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연구 결과 확산의 필요성, 무엇보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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