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을 향한 혐오와 음모, 그리고 극복방안
축산업을 향한 혐오와 음모, 그리고 극복방안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3.06.26 10:15
  • 호수 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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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3년 6월 13일
장소 : 서울 서초구 리얼스페이스 세미나실
사회 : 김재민 편집장
정리 : 김지연 기자
참석자 : 장문백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조철훈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김관석 충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황명철 전 전국한우협회 정책연구소 부소장, 오경재 전국한우협회 차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 사무국장), 김재광 전국한우협회 과장, 김진중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김종준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심대용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돈미래연구소 연구원.

축산관련 가짜 뉴스를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좌담회가 진행 중에 있다.

 

잘못된 정보‧무차별 공격 ‘바로잡아야’

▶장문백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사실 굉장히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 재직 중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 가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산적해 있고 현직을 떠나도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아들과 딸이 어렸을 적 “아빠 우리 해적의 자손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후 해신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서 “아빠 우리 이제 해적의 자손이 아니었네”라고 이야기하더라. 이 일을 계기로 방송 매체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우리도 유튜브를 활용해서 채식주의자들의 잘못된 정보와 무차별 공격에 대응하며 바로잡으며, 음모에 시달리고 있는 축산업계가 행복해지는 날들이 왔으면 좋겠다.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부추긴다는 방송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축산업이 기후변화를 부추긴다는 방송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축산 위해 범 축산업계 힘 모아야

▶조철훈 서울대학교 교수=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과 적색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했다고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이 발표가 큰 이슈가 됐었고 교수들끼리 모여서 참고자료로 인용됐던 800건의 논문을 다 읽은 적 있다. 적색육이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기 위해 육가공협회와 한돈협회의 도움을 받아 보고서를 작성했었다.

이후 병원 의사들도 적색육이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수긍했고 당시 이와 관련한 이슈들은 점점 사라졌다. 이후 기후변화의 51%가 축산업 때문이라는 소리를 듣고 ‘이건 채식주의자들의 음모이며 사실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자료를 모으고 있던 찰나 보고서를 발표한 적 있다. 축산업이 기후변화 51%의 주범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데이터로 이야기해서 진실을 밝혀냈지만 사실 그때뿐이었다.

비건을 주장하는 채식 단체들은 10년 동안 꾸준히 이야기해 왔는데 우리는 딱 1번 이야기하고 만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축산이 되기 위해서는 범 축산업계에서 이런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자조금이나 협회들은 소비촉진 활동을 많이 생각하는데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없어진다면 소비촉진은 홍보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축산업계 힘 모아야

▶김관석 충북대학교 교수= 우리 축산업계는 취약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못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우리나라 축산 역사가 짧다 보니 외부의 조그마한 영향에도 타격을 받는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외국에서 축산업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다큐가 방송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 1년 뒤에 반박하는 영상이 만들어진다면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을 것이고 이 상황에서 축산분야가 논쟁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축산업계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우리들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고 우리도 대응할 수 있다라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얼마 전 교회에서 외부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수의사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축산에 대해서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강연내용이 예전 데이터를 가지고 발표를 했고 이와 관련해서 논쟁한 기억이 있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축산업에 종사하는 관계자조차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놀랐고 우리가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피부에 닿을 수 있는 메시지 필요

교육계도 채식주의자들이 확산시킨 가짜 정보에 오염되어 채식급식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교육계도 채식주의자들이 확산시킨 가짜 정보에 오염되어 채식급식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황명철 박사= 과거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 근무 당시 고기를 많이 먹으면 빨리 죽는다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바로 대응하기보다는 역으로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의 국민이 오래 산다라는 연구결과의 보고서를 발표한 적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자료를 활용해 289개 나라의 적색육 소비량과 기대수명의 상관관계를 분석했고 그 결과 육식 섭취가 많은 나라일수록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이 보고서가 언론에 많이 보도됐고 고깃집이나 식당들이 벽에 크게 기사를 붙여놓으면서 한때 고기 소비가 많이 증가했었다. 이렇듯 소비자들에게 확 와닿을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또 과거 해방 이후 고기를 많이 먹으면 청소년들 체격이 좋아진다는 정보가 있었고 이후 고기소비도 늘어나고 청소년들 키도 체격도 커졌다.

또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경기 시 체격이 작다 보니 공을 많이 뺏겼는데 어느 순간 공을 뺏기지 않아서 보니 고기를 많이 먹어서 체격이 좋아져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고기 소비와 매달 수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니 고기를 많이 소비해서 그렇다는 사실이 나오는 것처럼 단순한 논리로 이야기하니 먹힌다는 것을 알았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는 생산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와 국민 시각에서 이야기를 계속해서 던져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동영상 세대다. 과거에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백과사전을 찾았다면 요즘은 네이버도 검색 안 하고 유튜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도 동영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 지금은 환경이나 기후문제이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항상 대비해서 준비된 자세를 가지고 앞서서 일하는 사람들 지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

안티 축산 정보 생성된 만큼 똑같은 양으로 대응해야 바로잡기 가능해져

▶김진중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2014년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하루에 우유 3잔 이상 섭취하면 심장병 등으로 인한 사망위험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 있다. 이후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많은 기사들이 보도됐고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로 확산돼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긍정적인 이야기보다는 부정적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동안 우유가 단백질에 좋다고 수없이 이야기했지만, 무반응이었고 우유 3잔 먹으면 사망한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우유자조금은 MBC와 함께 다큐를 만들었고 PD가 직접 발표한 연구자하고 화상통화를 통해 덴마크 국민들을 표본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지 한국 국민을 표본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우리나라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율이 덴마크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이 다큐가 만들어지면서 일단락됐고 그만큼 매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과거에는 종이신문이었기 때문에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찾아보기가 힘든데 요즘은 기록도 그대로 남을뿐더러 검색으로 찾아내기 또한 너무 쉽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의견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으면 그만큼 의견이 적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쪽에서 10개의 내용을 발표했다면 우리도 10개의 내용을 발표해 인터넷에 의견을 계속해서 축적해둬서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축산업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상식에 우리는 대응을 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도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산이 없으면 식물도 없을 수 있다

▶김종준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축산과 농업은 순환고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한테 잘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산이 없으면 식물도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잘 사는 나라들은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지만 고기를 못 먹을 정도로 못사는 나라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고 식물만 먹고 살 수도 없다.

우리 몸에 중요한 필수아미노산은 반드시 음식물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강조해야 한다.

또한, 가축의 분뇨 또한 탄소배출이 아니라 식물의 먹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지식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 되길

▶오경재 전국한우협회 차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 사무국장)= 얼마 전 7살 조카를 만나 “오늘 뭐 먹고 싶어? 고기 먹으러 갈까?”라고 이야기했더니 조카가 “오늘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날이야”라고 이야기해서 충격을 받은 적 있다.

어린이들은 물론 일반 어른들도 이렇게 알고 있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이런 국민들의 인식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식이나 편견이라는 것 자체를 개선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들이 직접 공부하거나 경험하지 않는 이상 인식을 깨기는 어렵고 이럴 때일수록 매체의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나서지 않는다면 안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학회에서 교수님들이 중심을 잡고 축산업계의 핑계나 하소연이 아니라 올바른 지식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플루언서 활용해 쉽고 무겁지 않게

▶김재광 전국한우협회 팀장= 개인적으로 축산업계에 이렇게 가슴 뜨거운 분들이 있기 때문에 대응도 하고 방어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과거에도 축산업이 공격당한 적 있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누가 앞장서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그 링 위에 직접 당사자로 올라가기보다는 뒷받침할 수 있는 세력이나 우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회에서 나서주는 것도 좋지만 우호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 앱을 활용하는 대상을 찾아보니 10, 20, 30대 중 20대가 75%를 차지하는 만큼 블로그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어떤 정보를 검색할 때 유튜브가 편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 블로그를 검색한다는 사람들도 있기에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축산용어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국민 수준에 맞는 언어로 쉽게 풀어서 인플루언서들이 글을 작성한다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들이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스며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유의 경우 방송사와 함께 다큐를 제작해서 반전된 상황을 만들었던 것처럼 유튜브를 잘 활용한다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표적 환경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NO Beef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환경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NO Beef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나 미디어 통한 노출 중요

▶심대용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돈미래연구소 연구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도 축산물 인식개선을 위해서 여러 가지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당사자의 이야기이다 보니 소비자들까지 닿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인플루언서나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배경이 교수님들의 논문이나 자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자료들을 활용해서 다큐를 만들고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5~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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