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 한돈 농가 과도한 환경 민원에 극단 선택
전남 보성 한돈 농가 과도한 환경 민원에 극단 선택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8.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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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농장 만들며 지역 사회발전에도 참여...‘안타까움 더해’

한돈협 “죽어야 끝나는 악성민원, 반복되어서는 안 돼” 성명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전남 보성의 한 양돈 농가가 수개월에 걸친 악의적인 환경 민원과 그로 인한 행정규제로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돈 농가와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한돈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남 보성군 웅치면에서 모돈 200두 규모를 일관 사육해오던 정 모 씨가 7월 21일 농장 뒤편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농가는 축산 관련 회사에 입사해 현장 곳곳에서 번식부터 비육까지의 사양 관리를 익힌 뒤 1999년 고향인 전남 보성에 자신의 농장을 설립, 약 20여 년 간 양돈을 사육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한돈협회 보성지부장을 역임하는 등 협회 활동은 물론 지역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는 등 한돈산업은 물론 지역 사회와의 상생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는 게 한돈협회 전남도지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농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평소 농장 입구부터 농장 곳곳에 꽃과 조경수는 물론 편백나무를 심어 냄새 저감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온 가운데 한돈협회 보성군지부 농가들과 깨끗한 농장 만들기 캠페인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원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그의 소식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한돈협회는 이번 사안이 악의적인 환경 민원과 이에 따른 지속적인 행정규제로 인한 심한 고통과 심적 부담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이와 비슷한 등 악성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실제로 해당 농가는 냄새가 거의 없어 민원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6월 8일 이후 민원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보성군청 등 행정처에서도 민원접수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돈협회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협회 홈페이지에 추모 페이지를 마련해 추모 메시지와 함께 이와 유사한 민원 피해 사례를 신청받고 있다.

또 공식 추모위원회 등을 구성해 8월 중 위령제를 진행하는 한편, 환경부의 과도한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키로 했다.

한돈협회는 ‘죽어서야 끝나는 악성 민원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는 제목의 공식 성명 을 통해 "이 땅의 축산업을 지키며 한돈협회 지부장을 10여 년간 역임한 헌신적인 한돈 농가가 냄새 민원으로 인해 생을 저버리는 상황에 전국 한돈 농가들은 깊은 슬픔과 충격, 그리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한돈협회는 이와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고, 축산업을 종사하는 모든 농가가 안정적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돈협회는 협회 홈페이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유사민원 피해 사례를 제보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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