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공익형 직불제(3)]농가소득 지지 ‘못해’…수급 ·가격 리스크↑
[점검-공익형 직불제(3)]농가소득 지지 ‘못해’…수급 ·가격 리스크↑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2.30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세 소농 문제 복지정책으로 풀어야 농가소득 안전망 ‘미흡’
쌀값 안정 마지막 안전판 제거…소득 보전 안전장치 전혀 ‘없어’
농가소득 하락 향후 농업 지속가능성 마저 훼손 우려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정부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의 근거로 기존 직불금이 대규모 농가에게 편중돼 쌀 외의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와 소규모 농가의 소득안전망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했다.

정부는 그동안 상위 7% 농가(3ha 이상)가 직불금의 38.4% 수령했으며, 하위 72% 농가(1ha 미만)는 직불금의 29% 수령해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구조가 발생해 농가소득 보전하는데 실패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직불제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효과는 정책의 부수적인 결과이지, 농가소득 증대가 직불제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기존 직불제는 추곡수매제 폐지로 어려움을 겪게 될 쌀 농가를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쌀값 하락 시 쌀 농가 소득을 일정 부분 지지하기 위해 설계됐다. 다시 말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고 소득을 보전해주기 위한 법이다.

농업계 전문가는 “기존 쌀 변동직불제는 쌀값 변동성 심화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해 쌀 생산을 지속하기 위해 농가소득을 일정 수준 보전해주기 위해 마련한 법”이라며 “이에 따라 쌀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농이 더 많은 직불금을 수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공익형 직불의 목적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데 있다”고 설명하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농업 생산과 결합돼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공익적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에 규모에 비례해 지급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직불제 개편을 반대하고 있는 농민들.
직불제 개편을 반대하고 있는 농민들.

무엇보다 정부가 공익형 직불제를 통해 일정규모 이하 농가에 대해 소농직불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농업계 전문가는 “영세 소농의 저소득 문제는 복지정책을 통한 지원 강화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공익형 직불제 하에서 이들에게 별도의 직불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문제는 현재 공익형 직불제 예산으로는 농가소득을 지지 하지 못하고, 소득을 보전해줄만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공익형 직불제 예산을 2조 4000억 원으로 책정했지만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크게 확대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2조 8542억 원, 2018년 2조 4390억 원의 직불제 예산이 소요된 것을 볼 때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새롭게 개편될 공익형 직불제 예산이 2조 4000억 원 밖에 안 되는 것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충분하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농가소득 지지를 위해 직불금은 중요한 정책수단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변동직불제 폐지는 쌀값 안정의 마지막 안전판을 제거한 것“이라며 ”정부가 너무도 무책임하게 농민의 동의 없이 직불제를 개편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익형 직불제가 최소한 시행되기 위해서는 3조원이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오히려 농가소득을 지지하기 위해 직불예산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기존 직불제를 개선한다면서 예산은 줄이는 역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익형 직불제가 오히려 농산물의 수급 불균형 문제와 가격 리스크를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2016년 쌀 가격 하락과 올해 양파, 마늘 가격 폭락 등 농산물 수급과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는 공익형 직불제는 농가소득을 하락시키고, 향후 농업의 지속가능성 마저 훼손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