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도 창업이다 만만하게 생각지 마시라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귀농도 창업이다 만만하게 생각지 마시라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 김재민
  • 승인 2018.09.2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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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전원의 여유보다 치열한 삶의 현장
귀농 단순한 이사 아닌 고도의 훈련 필요한 창업
이질적 문화와 농업이라는 새 직업 동시 적응하는게 관건

[농장에서식탁까지=김재민] 출근하는 버스에서 “인생 2막 꿈꾸다 '귀농 난민' 전락.. 눈물로 쓴 '전원일기'”라는 제목의 세계일보 9월 27일자 기사를 읽고 귀농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귀농·귀촌 50만 시대의 그늘’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것을 봐서 아마도 귀농에 대한 연제 기사가 시작되는 것 같다.

추석 전에 취재를 했겠지만 영광, 보은, 전주 등을 돌며 무려 4명의 기자가 공동 취재했으니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시골도 각박하고, 외지 사람들을 무시하고, 돈 뜯어내고 재산을 강탈하는 이상한 집단, 비합리적인 곳처럼 묘사가 되어 있어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귀농교육 현장
귀농교육 현장

 

■ 귀농 단순한 이사가 아니다

 

농민들이 허술해 보이고 못 배워 농촌에 있는 것 같지만 나름 농사로 성공한 사람들이 농촌에 남아 있다.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분들은 이미 도시로 떠나 버렸으니 농촌에 남이 있는 부들은 농촌생활 그리고 농사에 잘 적응해 살아남은 분들이라 보면 된다.

귀농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다. 하나는 거주공간을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한다는 말과 함께 직업을 도시에서 주로 하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이 아닌 농업으로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낯선 곳으로 이사를 했으니 문화 차이로 고생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직업을 가졌으니 서툴 수밖에 없다.

문화적 차이, 창업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야 농촌에 정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원생활의 동경이나 사업실패, 도시생활의 회의 같은 동기를 가지고 귀농에 도전하니 이전 생활보다 더 힘들 수밖에 없다. 도시에서는 우선 문화 적응은 하지 않아도 되기에 귀농은 도시 내에서의 이사와 새로운 직업을 갖는 것보다 배나 힘들다 보면 된다.

 

■ 농촌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다


멀리서 농민들을 관찰하면 한가히 지내는 것 같지만 말도 안 되는 여건 속에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 먹고사는 일은 물론 자식들 공부까지 시킨 분들이다. 생존을 위한 처절함을 보지 못하고 전원생활의 낭만이나 보고 들어왔으니 꿈꾸던 이상과 현실이 다를 수밖에 없다.

도시에도 은퇴자가 창업한 치킨집 근처에 치킨집이 있고, 편의점 근처에 편의점이 있다. 당연히 텃세도 있고 경쟁도 있다.

창업기업의 3년 내 폐업률이 70%니 80%니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귀농을 온 사람들 중 10에 1이 역 귀농을 한다니 그나마 농촌이 살만하단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 농촌에는 농촌만의 문화와 규칙이 있다


어디나 공동체가 유지 발전되기 위한 룰이 존재한다.

아파트야 관리비만 내면 단지 내 청소와 경비, 기반시설 관리를 동대표들의 관리 지휘 하에 관리사무소에서 해주지만 시골마을은 주민자치조직이 모두 감당한다.

마을길 청소와 풀도 깎고 도로도 직접 보수를 한다. 눈이 오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주요 마을길 제설 작업을 하고, 마을에 대소사(특히 장례)가 있을 때면 여자들은 음식을 장만해 조문객 대접을 하고 남자들은 상여도 메고 산소도 만든다.

면에서 예산을 배정받아 실시하는 공사도 있지만 각출해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러저러한 룰 중에는 부당해 보이는 것도 있으나 어쩌랴 그 마을에선 오랫동안 쌓여 이러저러한 이유로 규칙으로 정해진 것을... 부당한 룰을 바꾸고 싶다면 기존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일부터 시작해 조금씩 이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낮은 수로 군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소성을 하는 식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사를 각오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

외지인이 아니더라도 마을 질서를 무시하고 이것도 문제, 저것도 문제라 떠드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더라도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귀농 상담
귀농 상담

 

■ 귀농에 성공하려면


기존 주민들이 귀농인들을 홀대하거나 적대시 하는 데는 이 같은 이유들이 녹아져 있다.

농사를 짓겠다며 내려온 사람이 실수 없이 철저히 해도 1년 농사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데 농사일 흉내나 내고 있으니 농사짓는 법을 알려준 이웃 주민의 눈에는 한심해 보일 수밖에 없고, 배운 것 많다고 입바른 소리는 잘하면서 마을 대소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금전적 기여도 하지 않으니 밉상일 수밖에 없다.

귀농을 조금 과장히 표현하면 문화가 완전히 다른 나라로 이사를 하는 이민과 같은 것이고 이민 간 나라에서 창업을 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어려운 도전을 본사에서 대부분 도와주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편의점 창업처럼 만만하게 생각하니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치킨집도 편의점도 만만하게 생각하다 큰 코 다치는 일이 많은데)

농촌은 아주 치열한 곳이다. 농사 만만하지가 않다. 한번 실수하면 1년을 굶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곳이고 실수를 해서도 안 된다.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겸손히 배우려는 자세로 다가서야 한다.